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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이효리 표절 사건은 주객전도

by 슈슈뱀 2010.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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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이효리가 4집 수록곡 중 6곡이 표절이라고 밝히면서 인터넷은 온통 이효리가 피해자냐 아니냐를 두고 연일 공방 중이다. 나 역시도 이효리 은퇴를 주장하면서 한차례 포스팅하였다.

그런데 다시 이효리 건을 가지고 글을 쓰는 이유는 이효리가 피해자라고 말하는 이들의 주장이 너무 어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효리 소속사에서는 이번 건을 '사기사건'으로 여기고 있다. 사기는 말 그대로 남을 속여 이득을 취하는 모든 행위를 뜻한다. 그런데 과연 이번 사건이 사기 사건인지 따져봐야한다.


이효리와 바누스의 관계



이효리를 피해자라고 여기는 사람들의 주장은 하나다 설마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6곡이나 표절곡을 수록했겠는가 말그대로 작곡가를 믿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 이효리도 사기 피해자다 라는 주장이다.

이런 식의 접근으로 본다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기냐 아니냐는 이효리와 바누스 둘 사이의 문제이지 이효리와 대중의 관계에서는 그런 논리는 성립 자체가 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억지춘양이란 말이다.


이효리와 대중의 관계



이효리는 말 그대로 연예인이고 과거로 치자면 광대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재주나 웃음을 팔아 먹고 사는 직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천한 시선으로 바라 보는게 아니라 선망의 대상이며 예술적으로도 높이 평가하는 직업이 되었다. 하지만 유독 연예계 중에서 이런 직업의 위상을 갉아 먹는 집단이 있으니 그건 바로 가요계이다.

이 가요계라는 곳은 짧은 시간 동안 대중들에게 빠르게 존재를 각인 시켜야 하기 때문에 귀에 노래가 착착 감기는 후렴구나 훅 정도는 있어야한다. 그리고 아무리 역량이 뛰어난 작곡가라도 이사람 저사람 퍼주기식 작곡이 되다보니 창작의 한계와 창작을 위한 휴식 같은건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되면 결국 작곡가라는 존재는 남의 것을 가져와 교묘하게 재포장을 해서 팔아 먹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다보니 직업 의식이나 프라이드는 어디간데 없고 주영훈이나 윤종신처럼 예능에 나와서 곡 할인합니다 따위의 정신나간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인적 자원의 부실이 시스템 전반적인 부실로 이어지고 그곳에 예술과 거리가 먼 엽전들이 권력을 잡고 있으니 가수라는 직업적 역량보다는 그저 이쁘고 늘씬한 여자들을 내세워 이리 흔들고 저리 흔들면서 돌리기 하다보니 어렵게 이룩한 예능인의 위상을 저작거리 창기 보다 못하게 만든 것이고 대중들도 점점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 이효리는 팬덤이 만든 대중스타라는 칭호를 하사 받았으면 그에 맞는 행동거지를 해야하지만 수년에 걸처 미꾸라지 노릇을 하고 있다. 이 것은 한번 속아주고 두번 용서한 대중에게 마지막 아웃 펀치를 날리는 꼴이니 과연 이런 사람에게 스타, 아티스트, 뮤지션 따위의 존칭을 사용해 줄 필요가 있겠는가? 그리고 피해자라고 감히 주장할 수있는가?

이효리와 바누스의 관계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일 지 모르지만 이효리와 대중의 관계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란걸 분명히 알아 둬야한다.


이효리가 가해자인 이유



허구의 스토리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다.

A라는 의류 전문 회사가 있다. 신상품 개발을 위해 B팀을 구성했다. B팀의 팀장인 C씨는 신소재 원단을 찾기 위해 해외로 업체 물색에 들어갔다. A사는 C씨에게 신상품 개발에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하며 모든 권한을 부여했다. C씨는 여러 나라를 찾아 다녔고 그 중에 조건이 맞는 한업체와 계약을 했다. 그리고 계약된 물건이 도착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C씨가 주문한 물건은 최고급 신소재 원단이 아닌 싸구려 원단으로 밝혀졌다. 결국 C씨에게 모든 것을 맡겼던 회사는 큰 타격을 입었고 C씨와 B팀은 해고되었다. 과연 C씨는 피해자라며 회사에 억울함을 호소 할 수 있을까?

이효리는 4집 음반을 직접 프로듀싱하면서 의상, 컨셉, 선곡까지 모든 것을 자기가 했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그 결과물은 표절곡들로 채워진 음반 한장 뿐이다. 음반 프로듀서는 위 그림에 나열된 것처럼 음반 제작 모든 과정에 대해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가능한 중요한 자리임에도 이효리는 옷가게에서 취향에 맞는 옷 고르러 간 손님 행세를 하기 바빴던 것 같다. 그리고 표절을 피하기 위해 '사운드하운드'라는 아이폰 앱을 통해 필터링을 했다는데 어디까지나 사운드하운드는 유튜브 데이터베이스에 상당히 의존하는 어플임에도 마치 모든 프로듀서들이 공인하는 음원 필터링 도구로 생각했던 것 자체가 우습고 고작 4달러짜리 앱으로 창작물 인증을 받는 모습이 참 한심하고 어리석을 뿐이다. 도대체 누가 이효리에게 이 앱으로 검증하라고 조언했던 것인지 참으로 궁금할 뿐이다.

어쨌든 이효리는 자신에게 프로듀서라는 직책을 주면서 모든 음반 작업에 기획사에서는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효리는 자신의 역량을 1000% 끌어내어 작업에 올인했어야한다. 하지만 애초부터 이효리에게 그런 능력 자체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싸구려 제품을 자신의 팬 또는 대중들에게 팔았고 그게 하자품인게 밝혀졌다면 책임자로서 소비자들에게 사과하고 깨끗하게 물러나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단지 프로듀서라는 허울좋은 이름에 탐욕을 한 광대가 될 뿐이다. 이효리는 대중에게 사기를 친 가해자다. 작곡가와 기획사를 탓할게 아니라 자신을 탓해야 하는 것이다.


과연
한번에 6곡이나 사기 당할 수있을까?

처음에 이 부분이 상당히 의아했다. 아무리 바누스가 작정을 했다고 했지만 6곡이나 사기를 칠 수 있을까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질문은 금방 해결이 됐다. 그 답은 다름아님 영화 '타짜'에서 얻었다.

 

 


타짜를 보면 이효리 표절 사건의 전말을 알 수있다.
저작권 문제로 사운드만 첨부한다.

음악적 재능도, 음악적 깊이도, 프로듀서에 필요한 자신만의 폭 넓은 인적 인프라도 없는 상황에 어깨넘어 배운 프로듀서 일을 하려고 하니 사기꾼이 대놓고 거짓을 한들 알아챌 수 있었을까하는 것이다. 그에게 천곡이 아니라 만곡을 가져다 줘도 14곡이라는 선곡 과정에 어떤 요소가 더 컷겠는가 그저 자신의 귀에 듣기 좋은게 다였지 않았겠나.

전문분야에서는 상대방과 긴 대화 필요없이 전문 용어 몇마디면 금방 실력이 드러난다. 아마 바누스도 이효리와 대화를 하면서 그의 수준을 간파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대규모 사기도 당당하게 칠 수있었던 것이고 앱 따위에 의존하는 이효리는 그저 독 안에 든 쥐 였을 것이다. 이말은 애초부터 바누스가 아니라 초등학생이 가도 속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가수 신해철은 표절이 너무 싫어서 자신의 신곡을 게임 베타테스트 하는 것처럼 한정된 인원에게 선공개해서 음원 조사를 시킨다고 한다. 적어도 표절에 민감했다면 이정도는 했어야 되지 않나?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지만 딴따라로 추락했고 가수가 되고싶었지만 댄서가 되버린 그녀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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