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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블로그는 과연 개인만의 공간일까?

by 슈슈뱀 2010.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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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블로그를 시작 했을 때는 특별한 이유없이 유행으로 여겨져 따라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게시 글도 조금씩 쌓여가니 애착이 생기면서 조금씩 공을 들여가는 것 같다.

사실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던 시절에는 블로그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에 둔감했다. 말 그대로 관심 밖의 다른 세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이 세계에 대해 알게 되고 여러가지 장점과 단점을 두루 보게 된 것 같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쟁점이 되는 '블로그와 개인공간'이라는 의미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일기장과 자서전



어렷을 적 자의든 타의든 일기를 한번쯤 써 봤을 것이다. 상당히 은밀하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 모여 있는 것인데 이 일기장은 남한테 아니 가족한테도 보여주지 않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지극히 주관적인 물건이다. 이 말은 일기장 안에서는 남을 흉보든, 엉뚱한 상상을 하든, 잘못을 고백하든, 남의 눈치 안보고 마음껏 쓸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런 형태는 남에게 어떠식으로든 피해가 가지 않고 긍정적인 부분도 많은 매체이다. 하지만 일기장 내용이 형식에 따라 수필, 자서전 등으로 출판되어 만인에게 공개가 되었을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그 내용 안에 들어있는 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라 할 지라도 언급된 이해당사자간에 분쟁이 생길 수 도있고 사회 통념에 어긋난 생각등으로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 이것은 내부 문제가 외부 문제로 확장되면서 공통의 고민꺼리로 변하는 것이다. 즉 개인의 문제가 사회문제로 변하는 것이고 책임도 뒤 따르게 된다.

블로그는 개인 영역이다?




나는 이 말에 일부는 동의하고 일부는 동의하지 않는다. 동의하는 부분은 내 마음데로 쓰고 싶은 것을 쓸 수있다는 의미에서 개인영역이라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글이 남에게 공개가 되기 때문에 개인 영역이 아니라고도 생각된다. 즉. 개인 영역 만을 주장하는 사람은 공간이라는 물리적 기준과 의사소통이라는 논리적 기준을 구분 못하는 잘못된 생각이라 판단된다. 비유하자면 아무리 자기 집에서 떠드는 것이라도 그 소음이 이웃에게 전달되고 피해를 주면 처벌 받는 것과 같은 것이다.

블로그 공간 자체는 블로거의 영역이지만 공개 된 글은 개인의 영역에 해당되지 않는다. 완전한 개인 영역을 주장하고 싶다면 흔히 말하는 일기는 일기장에가 옳은 것이다라고 본다.


블로그의 글은 개인의 영역에서 개인적인 생각이기에 상관하면 안된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일기장에 쓰길 바란다. 인터넷은 개방성이다. 남에게 자신의 글을 공개하는 것은 남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의미이며 공개를 함으로서 남들에게 나의 영역으로 와서 대화하자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경로를 통하든 자신의 블로그에 방문을 한 사람들은 게시된 글을 자유롭게 읽을 수있고 글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이나 오류, 사상적으로 다른 부분을 말하거나 비난, 비판 모두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라 할지라도 남들에게 공개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그럴 목적이 있어 작성을 했다면 최대한 오류를 줄이고 자신의 생각을 남들에게 잘 전달 할 수 있게 해야한다. 이 문제는 나 역시 잘 안되는 부분이고 지금도 노력을 하는 중이다. 그 이유는 나의 얘기가 혹은 정보가 남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말은 내 글에 책임을 느끼고 그 만큼 공을 들이고자 한다는 것이다.

말하고 싶지만 책임은 지기 싫다?



국내만 따져도 엄청난 수의 블로그가 있고 게시된 글을 따지면 그 수를 가늠하기 힘들다. 그 중에는 전문적이거나 양질의 정보가 있는 반면 광고나 기타 개인 영리를 위한 질 낮은 글도 존재한다.

대부분의 방문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고자 검색기를 사용하고 검색기에 올라온 정보를 기반으로 사이트를 방문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방문한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사실인지 알 수 도 없고 신뢰할 만한 곳인지도 판단 할 수 없다. 그래서 방문자들은 진위를 가리기 위해 따라해 보거나 추가적인 검색을 통해 신뢰성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이 이야기를 왜하냐면 블로그의 글들은 앞서 말한 것 처럼 개인적인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해 자신이 공개하는 내용에 어떤 오류가 존재해도 잘 인지 못하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신이 쓴 글로 인해 어느 누군가는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하게 된다. 그런 안일한 생각으로 작성을 하다가 어떤 식으로든 반론이 들어오거나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면 책임을 느끼고 오류를 정정하기 보다는 개인의 영역에 쓴 개인적인 글을보고 감나라 배나라한다며 불쾌해한다.

블로그 운영 이유가 선의의 목적, 다양한 토론, 추천수 올리기, 광고 수익 올리기, 유명해지고 싶어서 등등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책임지기 싫어 하는 자는 절대로 글을 공개하지 말고 개인영역이라는 미명하에 존중 받기를 바라지 말기 바란다.


지난 글도 다시보자.



나 역시도 글을 쓸 때 틀린 표현이나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없나 여러번 자료를 찾아보고 작성 뒤에도 평균 2-3일 동안 오타나 기타 오류 부분을 점검한다. 물론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류는 존재하고 정보 동원의 한계로 인해 틀리기도 한다. 하지만 최대한 좋은 정보를 제공하길 바라고 내 글로 인해 방문자가 고생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이쯤에서 이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하겠다.

세계적인 물류업체가 있었다. 그 회사에서는 고객 불만 지수가 높아지고 덩달아 브랜드 가치가 추락하자 고객 불만의 원인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고 마케팅과 영업을 전문하는 회사에 큰 영향을 끼친 자료가 됐다.

결과는 이렇다. A라는 회사에 대한 불만을 가진 사람이 100명이라면 그 중에 실제로 불편을 경험한 사람은 절반도 안된다는 결과였다. 무슨 말이냐면 1명의 고객이 어떠한 서비스를 받았는데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불편했다면 그 1명의 고객은 지인에게 자신이 격은 불만을 얘기하게 된다. 그리고 그 불만을 전해들은 지인은 또다시 자신의 지인들에게 A사 서비스가 어떻고 저렇고라고 전하게 된다. 결국 불편을 느낀건 한명이지만 그 한명과 관계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A사는 불편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결과로 인해 A 회사는 알 수 없는 매출부진과 브랜드 가치 하락이라는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블로그는 분명 자유롭게 장문이든 단문이든 마음데로 쓸 수있다.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자신의 잘못된 생각이나 정보를 제공해서 다른 사람이 그게 진실로 받아드려지고 그게 확대되고 왜곡되서 어떤 누군가는 큰 피해를 입게되는 사회문제로 변화 될 수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물론 잘못된 제품을 팔거나 불성실한 회사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카더라 통신만을 믿고 추가적인 조사나 자료 보충은 하지 않은 채 방문자에게 왜곡된 사실을 전한다면 그건 분명 잘못 된 것이다.

전문가라 하더라도 시대가 바뀌면서 자신이 알던 지식도 변했을 수도 있고 예전에 알고 있던 사실도 거짓으로 판명 났을 수 도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오래 전에 쓴 글이라도 한번 되돌아보며 오류가 발견되면 수정하고 글을 쓰더라도 명확하지 않으면 진실이라고 장담하지 말기를 바란다. 적어도 읽는 이에게 판단의 여지는 남겨줘야 자신의 글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 줄 일 수있기 때문이다.

마무리...

사실을 기반으로 주관적인 생각을 글로 표현 한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 힘든 일을 선택한 건 블로거 자신이다.

한권의 소설을 쓰기 위해 수십년을 연구하고 조사하는 소설가를 생각해보자. 블로그 활동이 창작활동과 비교 할 수는 없지만 공통된 한가지는 있다.

자신의 이름에 먹칠 하지 않으려 한자 한자 공들여 쓴다는 것.

비겁한 블로거가 아니라 책임있는 블로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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