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

KBS, 각하 저희가 지켜 드리겠습니다.

by 슈슈뱀 2010. 5. 31.
반응형

더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예년과 다르게 날씨가 변덕이 죽 끓듯하지만 뜨거운 여름이 다가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일 것이다. 이 맘때가 되면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야외로 나와 더위를 식히기 여념없다.

그에 반해 일상의 피로를 시원한 야외에서 풀어 버리는 여느 국민들과 달리 누군가는 초조함에 떨고 있을 지도 모른다.

촛불 집회


촛불집회의 역사는 효선, 미선 장갑차 압사 사고 이후 시작되어 노무현 대통령 탄핵반대 시위을 거쳐 수입소고기 반대 시위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런 시위의 진화과정에서 새로운 한국형 집회 문화가 형성되고 과거와는 다른 쇠파이프와 화염병이 우선되는 모습은 점점 사라져갔다.

 

한때 집회로 인해 정권 유지의 위기까지 겪었던 현재의 MB정권은 공권력의 강화와 사회 질서 유지라는 명목으로 집회 활동에 제동을 걸었다. 그 과정에 낙하산 공수부대들을 곳곳에 투입시켜 정권 사수에 나섰으니 그 중에는 KBS도 있었다.

도로교통법위반


몇달 전에 KBS에서는 국민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일명 뮤직비디오 도로교통법 위반 협의! 이와 관련해서 지난번 블로그에서 다뤘다. 슈슈뱀 지난 글 보기

 

비, 김장훈, 싸이 등이 출연한 뮤직비디오에 도로 상에서 사람이 뛰어 다니는 장면이 도로교통법 위반을 하였기에 방송 불가 판정을 내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일각에서는 공영방송 답게 모범을 보이는 일이다라며 격려하기도 하였고 다른 한쪽에서는 피식~ 하며 실소를 금치 못 했다.

이 이슈 말고도 이전부터 드라마에서 운전 장면 중 안전벨트 미착용 설정 금지와 흡연 장면 금지 등은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시간이 갈 수록 순수한 의도 보다는 정치적인 의도가 강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내가하면 로멘스, 남이하면 불륜

 

KBS 신데렐라 언니 18회 장면 중

현재 인기리에 방송 되고있는 신언니의 한 장면이다. 이 장면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애절한 남녀간의 뜨거운 사랑? 아니면 도로교통법위반?

앞서 말했지만 일부 가수들은 도로 위에서 뛰었다는 이유로 방송금지 처분을 받았지만 정작 KBS에서는 통행량이 많은 도로 위에서 시청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저런 설정을 하고 있다. 이 장면 외에 매회 도로 한 가운데 차를 세워 놓거나 남녀 주인공인 레이싱 장면을 연출하는 등 도로교통법위반을 일삼고있다. 이러고도 공영방송의 의무 운운 할 수있는 것인가?

미국의 51번째 주. 대한민국


5월 30일 방송 된 콜드케이스 시즌 1 마지막회 장면 중.
KBS방영분을 찾을 수 없어 CBS 방송분에서 캡쳐.

속지주의 라는 것이 있다. 자국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범죄는 국가를 불문하고 자국의 법에 의해 처벌하는 것이다.
어제 인기 미국드라마 시리즈인 콜드케이스 시즌 1 마지막회가 방송되었다. 그런데 이 장면 마지막에 번호판이 장착되지 않은 차량의 모습이 나온다. 내가 알기로는 미국의 주에 따라 차량의 앞 번호판은 달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고있다. 즉 번호판 제거를 허용하는 미국내 특정 주에서는 합법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엄연히 불법이다. 저렇게 다니다가는 신원 조회 뿐 아니라 경찰 수사를 받거나 벌금과 벌점까지도 물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KBS에서는 모자이크 처리 조차 하지 않고 방송에 내 보냈다. 콜드케이스는 한국 드라마가 아니라서? 아니면 대한민국이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코에 걸면 코고리 귀에 걸면 귀고리란 말인가?
KBS! 국민은 어디로 가야되니?

트라우마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또는 과거의 나쁜 기억을 되내이는 것을 트라우마라고 한다. 사람들은 최소 한가지 정도의 트라우마가 있다. 현 MB정권은 촛불을 보거나 거리를 활보하는 국민들만 봐도 몸서리를 칠지도 모른다.
앞서 KBS가 도로교통법 운운하며 심의의 기준을 제멋대로 하는 상황에 대해 얘기를 했다. 하지만 본론은 지금부터이다. 왜 그들은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는 금지하면서 드라마는 용인하는 것일까?

군중에 대한 두려움.

글에 언급한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도로 위의 사람들 모습은 인상을 찡그리거나 무리를 지은 장면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신언니나 콜드케이스에서는 대립 관계에 있던 사람들의 화해를 표현하거나 무리지어 도로 위를 질주하지는 않는다. 즉. 지난 집회로 인해 국민의 무서움과 집단의 힘을 뼈 속 깊숙히 느낀 현 정권이 이런 모습이 설정이라 할지라도 생각하기 싫은 기억을 들추는 작용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중 정권의 나팔수로 변모한 KBS에서는 공수부대 수장의 명을 받들어 정권의 마음을 치유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떻게든 이런 장면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머리를 쓰던 중 도로교통법위반이라는 재미있는 상상을 했을지 모른다. 막고 싶지만 방법은 없고 때를 쓰는 것이다.

마무리...

어떤 이는 이 글을 보고 비약이 심하다. 소설을 쓴다고 할지 모른다. 내가 무슨 정치 전문가도 아니고 미디어 비평가도 아니다. 하지만 좋게 보려해도 그들의 이중잣대는 편치만은 않다. 날이 점점 더워지고있다. 그들은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을지 모른다. 아니 여름 특집으로 홍수를 주제로한 드라마를 만들지도 모른다.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이런 코메디는 계속 될 것이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이번 월드컵 중계권을 얻지 못한게 다행 일지도 모르겠다.
국민을 바보로 알고 가르치려는 현 정권과 KBS의 씁쓸함이 느껴지는 것은 그저 나 혼자만의 기우일 뿐일까?
반응형